저한테는 갑자기 일정이 비어도 볼 수 있는 친구가 있는데요. 어제도 그런 날이었습니다. 원래 있던 일정이 취소가 되면서 집에 일찍 들어가기는 아쉬운 그런 날이었죠. 그래고 고기도 좀 먹고 싶은 날이었고요. 전화를 하니 역시나 OK입니다. 후배 1명까지 해서 셋이서 만났어요.
우리가 자주 가는 식당이 있는데 신사역 인근에 있는 해돈지라는 식당입니다. 원래는 친구 단골집이었는데 너무 자주 가서 이제는 주인 내외분이 저도 알아보실 정도입니다. 돼지고기를 주로 파는 곳이고 보통은 삼겹살, 가브리살, 항정상을 하나씩 먹는데 이날따라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가브리살과 삼겹살을 2인분씩 주문했습니다. 해돈지의 특징은 우선 고기를 주문하면 느타리버섯과 고사리를 듬뿍 불판에 올려줍니다. 더 달라고 해도 넉넉한 인심으로 또 주시지요. 저는 고기도 맛있지만 느타리버섯과 고사리가 더 마음에 듭니다.
원래 여기 올리려고 찍은 사진이 아닌지라 사진에는 잘 안 나왔지만 해돈지의 두 번째 특징은 고기를 찍어먹게 울금도 주세요. 이것이 바로 어른의 맛이죠. 예전에는 저도 쌈장이나 고추장을 더 좋아했는데 요즘엔 울금이나 소금 같은 심플한 양념들이 좋아지네요. 아! 반찬들도 다 맛있어요. 고기에서 충분히 기름이 나온 후에 묵은지와 파채를 불판에 올려서 구워먹어도 맛이 좋습니다.
해돈지의 백미는 볶음밥입니다. 저희는 고기를 좀 줄여도 볶음밥은 꼭 먹는데 저 양은 3인분입니다. 우선 눈으로 보기에도 예쁘고 맛도 참 좋아서 빠지지 않고 꼭 먹는 메뉴입니다. 친구가 날씬한 녀석인데 마른 사람들은 역시나 잘 먹지 않아서 항상 과식을 하게 됩니다. 덕분에 정말 배가 찢어지는 줄 알았네요.
만나서 특별한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그냥 즐겁습니다. 나이를 먹으니 주로 주식 얘기, 코인 얘기, 정치 얘기 뿐이지만 그래도 시간이 잘 갑니다. 그나저나 이 녀석이 장가를 가야할텐데.. 생각은 있어보여 다행인 것 같기도 하고요. 이 근처에 가실 일이 있다면 해돈지에 들러보세요. 고기맛은 보장합니다. 자세하게 적었던 블로그 내용과 지도를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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