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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fe/일상

어버이날에 느끼는 부모님의 사랑

by Raniva 2021.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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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에 사시는 부모님 댁에 다녀왔습니다. 미세먼지가 정말 미친 듯이 많은 날이었지만 안 가기는 좀 그랬거든요. 코로나19의 핑계로 오랫동안 방문을 못 했던 터라 이번에는 아이들도 보여드릴 겸 가야 했습니다. 며칠 전에 전화를 했거든요.

 

"어머니, 이번 주말에 어버이날이니까 갈까 해서요."

"코로나 확진자도 늘어나고 뭐하러 와 굳이 안 와도 된다."

"별로 애들 보고 싶지 않으신가 봐요?"

"애들도 오려고? 그럼 오고. 난 너 혼자 온다고 하는 줄 알았지."

"......"

 

코로나 때문에 작년 어버이날도 올해 부모님 생신에도 나 혼자 다녀왔더니 이번에도 당연히 그럴 줄 아셨나 봅니다. 예전에는 맏아들인 제가 최고였는데 이제는 저 혼자 가는 건 별로 반갑지 않으신가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그만큼 애들이 보고 싶으신 거라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원래 식당에라도 가서 식사를 하려고 했는데 부모님은 식당에 가는 걸 탐탁지 않게 생각하시더라고요. 그리고 간단하게 식사 준비를 할 테니 그냥 오라고 하셨습니다.

 

부모님 댁에 도착해 보니 별로 간단하게 준비하신 것 같지는 않더군요. 애들이 좋아하는 한우 불고기와 새우튀김을 중심으로 주꾸미, 오징어, 두릅까지 정말 다양하게 준비하셨더라고요. 덕분에 어버이날에 집밥을 배부르게 먹고 왔습니다. 아이들도 맛있다는 말을 연발하며 평소보다 식사를 많이 했고요.

 

 

 

 

 

 

그중에 두릅은 한 근(400g)에 2만원이나 했다고 하시더군요. 이건 아버지께서 고르신 건데 사실 아버지가 드시고 싶어서 사신 것 같아요. 두릅이 귀한 건 알고 있었지만 끝물이라서 더 비싸다고 하시던데 정말 금값이네요.

 

 

 

 

 

 

선물이나 꽃도 없이 용돈 몇 푼 쥐어드리고 돌아왔는데.. 어버이날에 오히려 폐를 끼친 게 아닌가 조금 마음이 그렇기도 했지만 아이들이 곧 선물이었다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더니 언제나 부모님께 받기만 하는 것 같아 감사하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한 어버이날이었어요. 얼마 전에 무릎 수술도 하셔서 오래 서있기 불편하실 텐데 얼마나 오랫동안 음식 준비를 하셨을까 생각하니 더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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