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성보는 강화여행을 가면 빠지지 않고 가게 되는 곳인 것 같아요. 이곳은 조선 1658년(효종 9년)에 설치된 강화도 해안 수비 진지의 하나입니다. 1679년(숙종 5년)에 화도돈대, 도두돈대, 광성돈대를 함께 축조하여 이에 소속시켰다고 하네요. 신미양요 때 미국 군대와 사투를 벌인 격전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미스터 션샤인을 무척 좋아해서 신미양요를 알고 있기 때문에 보러 갔지요. 입장료는 아주 싸요. 어른 기준 1,100원입니다.
가장 먼저 보이는 정문입니다. 강화도에 있는 진지 중에서는 아마 가장 큰 것 같아요. 전부 둘러 보는데 넉넉히 1시간 정도 걸리는 것 같습니다. 구경도 하고 쉬기도 하고 해야 하니까요. 그냥 막 다니기만 한다면 30분 내에도 볼 수는 있지요.
정문을 보고 왼쪽은 광성돈대입니다. 돈대란 주변 관측이 용이하도록 평지보다 높은 평평한 땅에 설치한 소규모 군사 기지를 뜻합니다. 봉화가 딸려 있는 곳도 있다고 하네요. 광성보에 있는 돈대에서는 봉화는 못 봤어요.
광성돈대 안으로 들어가면 대포, 소포, 불량기가 복원되어 있습니다. 대포는 홍이포라고도 하고 사정거리가 700미터라고 해요. 소포는 300미터이고요. 불량기는 프랑스 해군이 사용하던 것으로 연발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광성보 안으로 들어가 한참 걸었는데 더워서 헉헉거리다가 사진은 하나도 못 찍었네요. 산책길처럼 잘 되어 있어요. 그리고 한 바퀴를 돌고 나면 이렇게 올라가는 길이 있는데 쌍충비 쪽으로 연결이 됩니다.
쌍충비는 신미양요 때 광성보에서 순절한 중군 이재연 외 59명을 기리는 비입니다. 제사를 지내는 제단도 있고 아래쪽에는 신미순의총이라고 그들의 무덤도 있습니다. 지휘관은 이름이라도 남았는데 나머지 59명은 이름 없이 나라를 지키다 돌아가셨네요.
신미순의총을 돌아 더 가면 손돌목돈배와 용두돈대로 가는 갈림길이 나옵니다. 우선 힘이 남아있을 때 오르막을 가리고 해서 손돌목돈대를 먼저 가보기로 했습니다.
손돌목돈대 앞 안내판에는 신미양요 당시의 사진들도 있습니다. 미군들이 찍어둔 사진이 남겨진 것 같은데 승자들은 신나서 사진촬영을 했겠지만 기운없이 처져 있는 조선군의 모습에 가슴이 아파집니다.
손돌목돈대는 안에 들어가볼 수 있어요. 토끼풀이 가득하니 예뻐서 낮은 자세로 사진을 찍어봤습니다. 이곳이 신미양요 때 미군과 치열한 백병전이 벌어졌던 곳이라고 합니다. 미스터 션샤인의 배경이 바로 이곳인 셈이죠.
손돌목돈대에서 나와서 이제는 용두돈대와 광성포대 쪽으로 가봅니다. 나무가 우거져서 더위를 좀 식혀 주네요.
바닷가 쪽으로는 쉴 수 있게 정자도 있고 나무 테이블도 몇 개 있습니다. 날 좋은 날에 도시락을 싸와서 쉬기에도 좋을 것 같아요.
용두돈대는 좀 더 바다로 나가서 있습니다. 손돌목돈대의 외고가 초소 겸 포대였다고 해요. 병인양요와 신미양요 때 치열한 포격전이 벌어졌던 곳이라고 합니다. 제일 안쪽까지 들어가면 강화 전적지 정화기념비가 있습니다.
광성포대는 그동안 몇 번 와보기도 했고 애들이 더위에 지쳐서 멀리서만 바라봤어요. 그냥 포대가 전부입니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계단을 따라가면 또 다른 포대가 나옵니다.
돌아가는 길에 손돌목돈대가 보이는데 미군들이 여길 뛰어 올라가며 싸웠겠구나 생각이 들면서 이렇게 긴 거리를 뛰어가는 중에 겨우 전사자가 3명이라는 사실에 우리나라 무기가 신미양요 당시 얼마나 허졉했으면 그랬을까 생각이 들면서 씁쓸하더라고요.
입구까지 가는 길은 나무그늘이 가득해서 시원합니다. 들어오는 길도 이쪽으로 오셔도 됩니다. 아이들에게 이제 신미양요는 확실히 인식시켜준 것 같아서 뿌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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